경복궁의 봄

경복궁의 봄

정혜근 /

2022-04-09

HERITAGE

조회수 612

  •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고, BTS가 콘서트를 하기도 했던 경회루도 예쁜 꽃과 버드나무가 쑥쑥 자라있습니다.

    경회루가 예쁘게 생겨서 보통 후원이라고 생각을 많이 하는데, 사실 경회루는 공식적인 행사를 하는 외전입니다.

    경회루에서는 보통 신하들과 공식 연회를 하거나 외국 사신들을 접대하는 장소로 사용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기우제, 과거시험, 활쏘기 시범 등 여러 가지를 했습니다.

    이 경회루에는 지붕 위의 ‘잡상’이 경복궁에서 가장 많습니다.

    잡상은 한옥의 지붕의 윗면 볼록 튀어나온 부분에 있는 작은 돌로 된 모형을 뜻합니다.

    이 잡상들의 모양은 중국 소설인 ‘서유기’의 캐릭터들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잡상 역시 천록과 같이 경복궁의 수호자들 중 한 명입니다.


    사진출처: 직접 찍음



  • 경복궁의 메인 건물로 가기 위한 작은 다리인 영제교도 봄을 맞이해서 벚꽃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영제교는 모든 우리나라 궁궐마다 있는 금천(작은 냇가)의 다리입니다.

    금천이란 왕을 만나기 위해 정신을 맑게 하고, 왕과 백성들의 거리감을 뜻합니다.

    그리고 왕과 백성이 너무 거리를 두면 안 된다는 뜻의 다리가 있습니다.

    그 다리가 경복궁에서는 영제교인 것입니다.

    관찰을 잘 하시는 분은 빨리 알아차리셨겠지만, 금천의 가장자리 쪽에 이상한 동물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이 이상한 동물의 이름은 천록입니다. 이 천록조각상은 경복궁 금천에 동쪽 2개 서쪽 2개로 총4개가 있습니다.

    이 천록은 궁궐에 들어오는 나쁜 기운을 막는 경복궁의 수호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호자라고 무섭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네 개의 천록 중에서 한 천록은 혀를 쏙 내밀고 있는 재미있는 모습입니다.


    사진출처: 직접 찍음



  • 이곳은 경회루와 반대로 왕실 가족의 개인적인 생활공간인 내전입니다.

    이 내전의 이름은 아미산으로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 뒷마당에 있습니다.

    이 아미산을 만드는데, 쓴 흙은 경회루의 작은 호수를 팔 때 파낸 흙입니다.

    왕비는 한번 왕에게 시집을 가면 희귀한 상황이 아니라면 궁궐 밖에 나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외로운 생활을 하지요.

    그런 왕비에게 왕이 선물한 것이 이 아미산입니다.

    왕비가 외로울 때 이 작은 화원을 가꾸거나 구경했다면 외로움이 덜어졌을 것 같습니다.

    겨울에는 그냥 층층이 쌓은 흙더미 같았는데, 꽃이 잔뜩 피는 봄에 보니까 정말 예쁩니다.

    봄은 금방 지나가니까 이 아미산의 예쁜 모습을 보려면 빨리 가야 합니다.

    이 아미산에는 교태전에 이어지는 굴뚝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육각형입니다.

    기둥 끝에 있는 연기가 빠져나가는 구멍인 연가를 통해서 굴뚝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직접 찍음



  • 마지막 장소인 향원정은 진짜 후원입니다. 그런데 이 향원정은 최근에 복원 공사를 마쳤습니다.

    복원의 이유는 조금 더러워진 것도 있지만, 향원정 건물이 있는 작은 섬과 땅을 이어지게 하는 다리의 위치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국 전쟁 때 향원정의 다리가 부서졌었는데, 그 때 관광 때문에 다리의 방향을 북쪽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옛날의 사진을 보고, 한국전쟁 이후 복원한 것이 틀렸다는 것 깨닫고, 공사로 다시 원래대로 다리의 방향을 남쪽방향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향원정의 향원은 무슨 뜻일까요? 향원은 오랬동안 향기가 남는다는 뜻입니다.

    옛날에는 향원정에 연꽃이 있었는데 그 꽃의 향기가 엄청나게 좋았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직접 찍음